사우나실의 불빛이 어두워진다. 정적. 그리고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열파사가 등장하여 사우나 스톤에 물을 뿌린다. '쥬와~'라는 소리. 올라오는 증기. 그리고 큰 수건을 휘두르는 다이내믹한 움직임. 열파가 온몸을 감싼다.
이것이 일본의 아우프구스 이벤트다. 이제 그것은 사우나라기보다는 예술 퍼포먼스다. 이 기사에서는 로우리와 아우프구스의 차이점, 그리고 일본에서의 독자적인 진화에 대해 해설한다.
로우리: 핀란드의 영혼
로우리(Löyly). 이 단어는 핀란드어로 '사우나의 증기' 또는 '사우나의 영혼'을 의미한다.
핀란드에서 로우리를 처음 경험했을 때, 나는 그 신성함에 놀랐다. 사우나 스톤에 물을 뿌리는 행위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정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핀란드인에게 로우리는 사우나의 본질 그 자체다.
핀란드의 사우나에서는 각자가 좋아하는 타이밍에 로우리를 한다. 국자로 물을 떠서 스톤에 뿌린다. '쥬와~'라는 소리. 증기가 올라온다. 이 순간, 사우나실 전체가 한순간에 변한다. 온도가 올라가고, 습도가 올라가고, 공기가 변한다.
이것이 로우리의 본래 모습이다. 조용하고, 개인적이며, 신성한 행위이다.
일본의 로우리: 엔터테인먼트로의 진화
일본에서는 로우리가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했다.
스태프가 정해진 시간에 실시한다. 아로마 물을 사용한다. 음악이 흐른다. MC가 분위기를 띄운다. 참가자 전원이 '사우나!', '정신이 맑아진다!'라고 외친다.
처음 일본의 로우리 이벤트에 참가했을 때, '이게 대체 뭐지'라고 당황했다. 핀란드의 고요한 로우리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하지만 그 열파를 맞는 순간, 이해했다. 이것은 일본이 만들어낸 새로운 사우나 문화라는 것을.
아우프구스: 열파사라는 예술가들
아우프구스(Aufguss)는 독일에서 전해졌다. 로우리 후, 큰 수건으로 증기를 부채질하여 열파를 보내는 행위다.
하지만 일본의 아우프구스는 독일의 그것을 넘어섰다.
'열파사'라 불리는 전문가들이 아크로바틱한 수건 워크를 선보인다. 8자, 회전, 연속 기술. 마치 댄서 같은 움직임. 음악에 맞춘 연출. 조명 효과. 그리고 관객과의 일체감.
어느 날, 유명 열파사의 아우프구스 이벤트에 참가했다. 그의 수건 워크는 이미 예술이었다. 수건이 공중에서 그리는 궤적. 완벽하게 컨트롤된 열파. 그리고 온몸을 감싸는 압도적인 열량. 끝난 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것은 사우나가 아니라 퍼포먼스 아트라는 것을 깨달았다.
문화의 창조성
핀란드의 조용한 로우리. 독일의 다이내믹한 아우프구스. 그리고 일본의 엔터테인먼트화된 아우프구스.
이들은 문화가 얼마나 창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통을 계승하면서 자국의 문화에 맞춰 변화시키고,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일본인은 사우나를 '개인적인 수행'에서 '공유 경험'으로 바꾸었다. 정적이 아니라 환호. 개인이 아니라 전원 참여. 이 전환이 일본 고유의 아우프구스 문화를 만들어냈다.
일본에서 사우나를 경험한다면, 꼭 아우프구스 이벤트에 참가해보길 바란다. 그것은 일본의 창조성과 사우나 문화의 다양성을 체현한,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