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나고야, 미에, 그리고 다시 나고야. 지도 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했다.
신메노유를 뒤로하고 나고야로 돌아오니 슬슬 피로감이 밀려왔다.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쇼핑도 마쳤다. 이제 남은 건 사우나뿐이다. 이번 여행에서 돌아본 시설들을 세어본다. 신기후 사우나, 천연온천 미츠미네, 유도코로 미노리, 신메노유. 모두 훌륭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곳이 남아 있다. 나고야는 이전에도 여러 번 왔지만, 이 오래된 명소에는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다.
택시에 올라탔다. "사우나 후지까지 부탁합니다."
도착해서 외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맞은편에 히츠마부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나고야의 명물이 아닌가. 사우나 밥은 여기서 결정이다. 여행의 마지막을 나고야 명물로 마무리할 수 있다니, 너무도 완벽한 전개다.
사우나&캡슐 후지는 1997년에 개업해 2022년에 대규모 리뉴얼을 거친 사카에의 노포 남성 전용 사우나다. 관내는 지하 4층까지 있다. 지하 공간에 사우나가 있다는 게 좋다. 비밀기지에 숨어드는 것 같은 설렘. 남자의 로망이다. 휴게 라운지도 홀처럼 넓고, 생각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계단을 내려가 지하 4층으로 향했다. 대욕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이 멎었다.
어두운 조명 속 공간의 중앙에 전장 20m의 거대한 풀이 자리하고 있다. 그 안쪽에는 폭포를 모티프로 한 바위 오브제가 우뚝 솟아 있고, 굉음과 함께 엄청난 양의 물이 풀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풀 사이드에는 휴게용 의자가 줄지어 늘어서 있고, 사우나를 마친 남자들이 저마다의 자세로 깊이 가라앉아 있다. 모두가 최상의 정돈 속에 있는 것 같았다. 풀이 있는 시설은 이전에도 몇 곳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 정도로 세계관을 완성한 곳은 내 기억에 없다. 풀 수면에 반사되는 조명, 폭포의 굉음, 바위의 질감. 지하 4층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몰입감이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족되기 시작했다.
사우나는 3종류. 메인인 남자의 사우나는 정원 40명의 대공간으로, 매시 30분에 3연식 오토 로우류가 작동한다. 코모레비 로우류는 TV 없는 고요한 공간. 아열대 스팀은 온도가 낮은 저온 사우나다. 냉수욕은 13°C의 심해의 물과 22°C의 얕은 물. 바리에이션은 더할 나위 없다.
1세트째. 망설임 없이 남자의 사우나에 들어갔다. 실내는 모던한 분위기였고, 자리에 앉자마자 3연식 오토 로우류가 시작되었다. 길다. 약 2분 간격으로 3번의 로우류가 진행되고, 동시에 앞쪽에서 바람이 보내진다. TV 화면이 모닥불로 전환되며 조명이 꺼진다. 서서히, 서서히, 열기가 사우나실을 잠식해 간다. 폭포처럼 땀이 쏟아지지만, 신기하게도 견딜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서서히 몰아붙여지는 쾌감이랄까. 3연식이라는 구조가 절묘해서, 단계적으로 실온이 변해간다. 이건 재미있다.
13°C의 심해의 물에 몸을 담그고 풀 사이드로 향했다. 폭포 근처의 의자에 앉는다. 굉음이 귀에 울리고, 튀어 오른 물보라가 살짝 피부에 닿는다. 이 개방감은 압도적이다. 지하 4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넓이가 있다. 소리가 나올 것 같은 걸 간신히 참았다. 1세트만에 이 만족도라니. 마지막 시설이 대박이면, 여행 전체가 빛난다.
2세트째는 코모레비 로우류를 선택했다. TV가 없는 사우나실로, 벽면에 비히타가 걸려 있다. 남자의 사우나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한 시간이 흐른다. 마침 다른 손님이 없어서, 최상단에서 다리를 뻗고 편히 쉬었다. 천장의 세 개 통풍구에서 로우류 증기가 내려오는 구조로, 코모레비(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것)라는 이름처럼 열기가 위에서 쏟아져 내린다. 명상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냉수욕 후, 다시 풀 사이드로. 폭포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이 흐름은 영원히 반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세트. 먼저 아열대 스팀에 들어가 봤는데, 온도가 낮은 것 외에도 냄새가 약간 신경 쓰였다. 솔직히 말하면 내 취향은 아니다. 짧은 시간에 나와서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남자의 사우나로. 마침 스태프에 의한 아우프구스가 진행되고 있어서 좋은 열기가 가득했다.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어울리는 열기다. 다만, 한 가지 신경 쓰인 건 사우나실 바닥 판자가 갈라져 있었다는 점이다. 함정처럼 되어 있어서, 자칫 밟으면 다칠 수도 있는 상태였다. 스태프가 수리에 나서고, 프런트에서도 사람이 달려와 확인하고 있었다. 그것을 옆눈으로 보면서 냉수욕으로 직행해 여행의 마지막 세트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