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후네야마 라쿠엔 호텔 라칸노유를 뒤로하고 다케오시에서 나가사키 시내로 차를 달렸다.
1시간 정도의 드라이브다.
여행 첫날 나가사키 공항에 내리긴 했지만 그대로 시마바라로 직행했으니 나가사키 시내에 발을 들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가사키의 거리는 항구와 산이 가깝고 산자락에 동네를 일군 느낌이 어딘가 고베와 닮았다.
목적지인 ONSEN&SAUNA YUKULU는 나가사키 스타디움 시티 안에 있다. 축구 경기장을 중심으로 호텔과 상업 시설, 오피스가 한데 모인 거대한 복합 시설이다. 그 6층과 7층에 온천과 사우나 층이 들어서 있다. 사우나에 공을 들인 시설이라는 인상이 있었기에 여행의 마무리로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시각은 12시 반. 접수를 마치고 7층 대욕장으로 향했다.
처음 가는 시설에서는 먼저 욕장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나만의 규칙이다.
욕장은 생각보다 좁았다. 탕이 2개 있고 지하 1500m에서 끌어올렸다는 천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거기에 건식 사우나 1개와 냉탕 1개. 이게 전부다. 그렇다고는 해도 6층에는 남녀 공용 프리미엄 사우나가 있다. 욕장 설비는 최소한으로 하고 사우나는 6층에서 마음껏 즐기라는 설계일 것이다. 그렇게 납득하고 우선 온천에 몸을 담갔다.
첫 번째 세트는 욕장의 건식 사우나로. 20명 정도는 들어갈 법한 넓이에 TV가 달려 있다. 흔한 건식 사우나다. 20분마다 사우나 스톤에 물을 끼얹는 자동 로우류가 이뤄지는 방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들어가 있는 동안은 공기가 건조하다는 인상이었다. 증기의 기운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TV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땀을 흘렸다.
냉탕은 14℃. 제대로 차갑다. 온몸을 담그는 순간 몸이 확 다잡혔다.
자, 진짜 목적은 6층의 프리미엄 사우나(남녀 공용)다.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6층으로 내려갔다.
사우나는 3곳. 시간대와 계절에 따라 빛과 소리의 연출이 바뀌는 빛과 소리의 사우나. 동굴을 이미지화한 명상 사우나. 일본·중국·네덜란드 문화가 뒤섞인 디자인의 와카란 사우나. 모두 공들여 디자인된 사우나다.
그런데 냉탕이 없다.
저온 휴식실은 있다. 들어가 봤지만 시원함이 영 부족하다. 사우나로 달군 몸을 차가운 물에 담가 단숨에 다잡는다. 그 낙차야말로 몸과 마음이 개운하게 풀리는 감각의 원천일 텐데 이 정도 냉기로는 도무지 다잡히지 않는다. 이럴 거면 암반욕이면 되지 않나.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이렇게 YUKULU에서의 사우나 활동은 1세트로 끝났다.

나가사키 스타디움 시티를 뒤로하고 나가사키 공항으로 차를 달린다. 렌터카를 반납하고 저녁 비행기로 고베로 향했다.
기내에서 지난 4일을 돌아봤다. 시마바라의 호텔 난푸로에서는 명수로 채운 냉탕과 아리아케해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의 환영을 받으며 첫 번째 시설부터 절정을 맞았다. 다라초의 가니고텐 아리아케카이노유에서는 달의 인력에 끌려 돌아오듯 그 아름다운 그래비티 사우나와 재회했다. 요부코의 JIN6 사우나에서는 고래 배 속에서 증기에 몸을 맡기고 오징어 활어조를 쓴 냉탕을 즐겼다. 다케오의 OND HOTEL에서는 장작불과 숲속에서 시간 감각을 잃었고 라칸노유에서는 캄캄한 밤의 모닥불 앞에서 여기서 인생이 끝나도 여한이 없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회복이었다. 몸은 가볍고 머리는 맑고 마음은 잔잔하다.
1시간 정도의 비행 끝에 고베 공항이 가까워졌다.
이번 여행은 이것으로 끝이다.

